달이 뜨는 산 월출산
월출산 종주등반을 위하여 성당산악회 회원 18명이
천황사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들어선 것이 9시 40분경,...........
도시락 챙기고 물 한 병과 장갑을 구입하여 산행 준비를 완료하였다.
천황사에서 산행이 시작되는데 경사가 급격한 오르막길로 시작되었다.
등산로 주위는 산죽나무가 우리들 키보다 더 자라서 울창한 숲을 이루어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한 시간 쯤 오르다 맨 뒤에서 나와 함께 오르던 서기철형제님과 포기하고 그대로 주저앉을까 생각했는데
구름다리까지는 가서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천근만근인 발을 한걸음씩 앞으로 옮겼다.
어느 덫 구름다리에 도착하여 생각하니 되돌아가는 것보다는 전진하는게 편하겠다는 예감에
구름다리를 건너고 사자봉 옆을 돌아 통천문도 지나서 천황봉에 오른 것은 오후 1시 20분경........
천황봉에서 김밥을 먹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눈 아래 펼쳐진 영암평야의 황금벌판과 나주평야를 흐르는 영산강의 물줄기가 풍요롭게만 느껴졌다.
경포대계곡 아래 월남 저수지의 수면이 햇살에 반짝이고,
그 뒤로 육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강진만이 햇빛을 받아 희게 빛나고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주위의 능선들은 예술가가 빗어놓은 조각품처럼,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이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지니고 있었으며
천태만상의 모습들이 절경중에 절경으로 자연의 신비함에 도취되어
벌어진 입을 한참동안 다물지 못하였다.
우리 일행들은 점심시간에 식수가 모두 바닥난 상태로,
구정봉을 지나야 물이 있다는 소식에 걸음을 재촉하여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구정봉을 지나며 반대방향에서 올라오는 동호인들에게 물있는 곳을 묻자,
도갑사를 거의 도착해야 식수가 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일행중에서 뒤쳐진 우리는 패잔병 같은 모습이지만,
나름대로 빠른 걸음으로 하산하는데도 도갑사와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듯하여
우리들의 갈증은 더해만 갔다.
물을 얼려왔던 패트병을 바위에 두들겨
남아있는 얼음을 조각내어 한 조각씩 나누어 입에 넣고 살살굴려 녹이며 갈증을 해소하기도 하였다.
그런가하면 약간 앞서던 양선종형제가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줄기를 발견했노라며
손바닥만한 웅덩이에서 약간 흙탕물이 섞인 물을 컵에 담아 한 모금 건너 주기도하였다.
물을 찾는사이에 광활한 억새밭으로 유명한 미왕재에 도착하였으나
지친몸과 갈증으로 구경도 못하고 억새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서 다시 하산을 시작하였다.
얼마쯤 내려오자 계곡물이 졸졸 내려가기 시작하여 갈증을 해소하고 싶었으나 일행들이 만류하였다.
더 내려오면서 계곡물에 얼굴을 씻는척하며 몇 모금의 물을 일행들 몰래 마시며 갈증을 해소하였다.
도갑사에 거의 도착하자 박경민 총무님도 오늘 흙탕물을 원없이 마셨노라며 고백하였다.
국보 해탈문으로 유명하고 도선의 전설이 깃든 도갑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경....
먼저 하산한 일행들이 상가에서 파전에 동동주를 마시며 꼴치로 도착한 우리를 반겨주었다.
장본기회장님께서 오늘 산행한 거리는 8.9km이고, 보행은 3만 5천보를 걸었으며
소요시간은 7시간이므로 보약 1접씩은 먹은 것과 같다며 위로하여 주었다.
이번에도 18명 모두가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종주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어 우리를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다음달 천관산행을 기대해봅니다.
[200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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