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 식도락의 고통 3부.

jbm0427 2008. 1. 27. 08:35

 

( 솔벤트를 쿨컥쿨컥..)


낚시를 떠나는 목적이 먹으러 가는지 잠을 자기 위하여, 아니면 친구들과 어울러 잡담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출조하는지 도무지 내가 나를 생각해도 감이 잡히지가 않을 때가 많다.


92년 한겨울로 기억되는데 회원 10여명과 함께 완전무장하고 새벽에 광주를 출발하여 동이 틀 무렵 진도군 북칠리수로에 도착하였다.

낚싯대를 펴기 전에 조황과 포인트 점검차 하루 전에 도착하여 밤 낚시하는 회원들 조황을 점검하기 위하여 조그마한 조각배(주민 소유로 수로에 있었음)로 수로를 건너 회원들이 낚시하고 있는 하류로 걸어가던 중 갈증으로 목이 말라 취사본부에 있는 조그마한 투명 사각 프라스틱 병에 들어있는 물을 숨도 쉬지 않고 꿀꺽꿀컥 마시고 입에서 물병을 떼려는 순간 앗 차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예감과 동시에 침을 뱉고 진짜 물병을 �아서 입을 마구 헹구어 내었다.


그렇게 입을 몇 번 헹구고 있는데 밤낚시를 하던 박모 회원이 접근하며 행동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자 손으로 사각 프라스틱 병을 가르키니 추우면 버너에 불을 피려고 가지고 온 쏠벤트(항공유-세탁소에서 사용)란다.

아무리 물로 입을 헹구어내도 기름 냄새는 계속 풍기고 조금 있으니 구토하기 시작하여 몇 번을 하고나니 하루 전에 먹었던 모든 음식을 입으로 내놓은 것 같았다.

그러기를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다음에는 밑으로 쏟아내기 시작하는데 설사를 그렇게 심하게 해보지도, 남들에게서 들어보지도 못했다.

회원들은 약을 올리느라 "평생동안 구충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느니 - 잔병이 사라진다"는 등 농담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라는 말을 건네주니 약주고 병준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래로 쏟아내는 곡사포의 화약 냄새는 농촌의 향기에(?) 기름 냄새까지 섞여서 고약하기 그지없고, 그 굉음은 6.25남침이 막 이루어질 당시의 탱크 소리내기를 몇 차례하여 이제는 휴전이다 싶으면 다시 시작하고 그렇게 반복하며 뱃속에 있는 음식물을 모두 원위치 시키자 이제는 추위가 급습한다.

논둑가에 쌓아둔 볏짚을 헤치고 그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고 하루종일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운전도 다른 회원에게 맡기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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