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지정지에서++
92년 5월 초순 오후 1시경 장흥군 관산면 지정저수지에서는 600여명의 낚시인들이 제방에 모여 데모를 할 정도로 조황이 좋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주최측의 총무를 맡고 있었기에 나는 고기가 잡히지 않는 상황과 선수들의 동요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대회장소를 선정하기 위하여 4일전에 5명 정도로 답사팀을 구성하여 미리 생각해 둔 저수지를 둘러보고 수질은 어떤지, 수위는 어느 정도인지, 또한 수초상황과 대형버스 진입은 무난한지, 본부는 어디에 어떤식으로 설치 할 것인지, 선수의 자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 최근조황은 어떤지 등을 미리 조사한 후 몇명이 비밀리에 선정하고 연막작전을 써가며 대회당일 차량이 출발하기 전까지 최대한 비밀을 유지할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답사를 다녀온 장흥의 지정저수지는 가운데에 정치망(돌아다니는 고기를 유인하여 잡는 그물)이 군데군데 몇 개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선수들이 보면 안좋을 것 같아 산 중턱의 마을까지 10여분 걸어서 마을 이장과 그물업자를 만났다.
"일요일 낚시대회가 있으니 망을 걷어 주던가 아니면 보이지 않도록 가라 앉혀 주십시오"라고 요구하였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법어로 행위로 경찰서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도 주었다.
그러자 그물업자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3-4명이 합의하여 후자를 택해서 해주기로 약속하고 나오는데 동편제방의 흙이 새 흙으로 바뀌었고 잔디가 군데군데 비어 있어 제방을 수리한 흔적이 보이질 않는가. 우리는 마을주민에게 확인하였으나 물은 완전히 빼지 않고 작년 가을에 제방을 수리만 하였단다.
그래도 답사왔으니 붕어 몇마리 잡아갈 욕심에 낚싯대를 한 개씩 드리우고 기다리는데 1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없어 그만 철수하는데 일행중 한명이 "봄에 낚시인이 좌측 상류권 갈대밭에서 월척은 없어도 5-7치급 붕어를 많이 잡아왔다"는 말에 우리는 안심하고 대회장소를 지정지로 할 것을 마음 굳히고 돌아와서 나머지 대회를 준비하였다.
토요일 선발대를 보내며 준비 완료하고 드디어 대회날이 밝았다. 광주에서 새벽에 출발한 대형버스 12대가 동이 트자 행사장에 도착하여 선수들은 차내에서 뽑은 지정된 자리를 �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찌의 움직임을 기다린다.
상품이 걸려있고 명예를 위해서 어떤 사람은 평소에 쓰지도 않던 긴 낚싯대를 펴고, 또 어떤 사람은 큰 고기를 잡겠노라며 새우와 지렁이에 떡밥까지 동시에 미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 마음은 떡밥은 밑밥효과를 지렁이는 잔 씨알, 큰 고기는 새우를 잡수십사 하는 식일 것이다.
그런데 붕어들이 눈치를 채고 진수성찬을 내 팽개친 채 집에서 나오지 않는지 교회에서 단체로 소풍을 갔는지 도무지 소식들이 없다.
그래도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면 잡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긴 낚싯대를 연신히 휘들어 보았으나 3-4시간이 흘러도 입질은 없고 옆 사람들 역시 고기를 잡지 못하자 드디어 동요하기 시작하였다.
사실은 그때까지 600여명의 내노라하는 낚시인들이 잡은 고기가 고작 붕어 7마리라니 그것도 크기가 뼘치 넘는 고기는 한 마리도 없고 모두 기차표(10 - 15 CM급)밖에 없으니 누군들 화가 나지 안겠는가.
점심시간에 친구들 아니면 옆 사람과 술 한잔 나누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소문이 요상하게 퍼져나갔다.
선수가 마을주민에게 고기가 잡히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자 대답 왈 "작년에 제방 수리할 때 물을 완전히 빼버려 고기가 한 마리도 없다"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퍼져 나갔다.
그래서 철수시간 무렵에는 선수들이 제방의 둑에 모여 앉아 집행부에 항의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다며 사과하고, 붕어를 낚은 사람에게는 시상하고 나머지 상품은 추첨을 통하여 금반지 등을 시상하기로 설득하여 대회를 마무리하고 철수하였다.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대회 1-2달전 봄철낚시에는 수초가에서 붕어를 잡은 사람들이 많다는데 오늘 같은 현상은 왜 나오는지 혼자 고개를 가로 저어보며 허공에 물어본다 "붕어의 행방을 알 수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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